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교수님, 학부모님과 내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 앞에 서 있습니다.
졸업은 단지 학위를 수여받는 의식이 아니라,
이제부터는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는 삶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입니다.
먼저,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학부모님과 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한 사람의 졸업 뒤에는 수많은 기도와 격려, 그리고 따뜻한 보살핌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흘려주신 사랑과 인내가 오늘의 결실을 이루었습니다.
그 모든 시간 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하셨음을 우리는 고백합니다.
또한, 학생들을 가르치고 길을 열어 주신 교수님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학 생활을 세심히 뒷받침해 주신 직원 여러분의 수고에도 대학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이 자리가
더욱 의미 있게 빛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늘 사랑하는 제자들을 위해 아름다운 축가를 준비해 주신 교수중창단
SWU프리싱어즈에게도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오늘 여러분이 받는 이 졸업장은 단순히 학업의
과정을 마쳤다는 증명이 아닙니다. 이제 스스로의 삶을 책임 있게 설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음을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형식적인 격려의 말 대신 여러분이 앞으로의 삶 속에서
실제로 붙들 수 있는 세 가지 기준을 나누고자 합니다.
첫 번째 기준은 속도보다 방향을 먼저 정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 즉 속도에 주목합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본질적인 질문, 방향을 놓지 않는 사람입니다.
아인슈타인은 화려한 연구실이 아니라 스위스 특허청의 책상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고는 그 공간에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상상했습니다. “빛과 함께 달리면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그 질문은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당시 물리학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집요한
사고실험이었습니다.
그는 서두르지 않았지만, 남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전제를 의심했습니다.
속도 경쟁이 아니라 질문의 방향을 붙든 것입니다.
여러분이 사회에 나가면 친구의 승진, 동기의 연봉, 누군가의 화려한 이력과
자신을 비교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이렇게 물으십시오.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가? 이 선택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드는가?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물으십시오.
이 선택은 오늘의 나보다 더 나은 나로 성장하게 하는가?
연봉이 조금 더 높은 길인지보다, 남들이 부러워할 자리인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여러분을 더 정직하게 만들고, 더 단단하게 만들고,
더 깊은 사람으로 성장시키는가 하는 것입니다.
빠른 선택이 아니라 나를 잃지 않으면서, 나를 한 걸음 더 성장시키는 선택을
하십시오. 속도는 조절할 수 있지만 방향을 잃으면 한참을 돌아와야 합니다.
그러나 방향이 분명하다면 여러분은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자신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삶의 기준, 혼자 성공하려 하지 마십시오.
1953년,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사람은 뉴질랜드 산악가
에드먼드 힐러리와 네팔 출신의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였습니다.
당시 힐러리는 원정대의 대표 등반가였고 텐징은 현지 셰르파로 등반을
지원하는 역할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관행대로라면 셰르파는 지원자로
남고 영광은 등반가 개인의 이름으로 기록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에베레스트에서 내려왔을 때 언론은 집요하게 물었습니다.
“누가 먼저 정상에 발을 디뎠습니까?” 힐러리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올랐습니다.”
정상은 한 사람의 힘으로 설 수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한 사람이 미끄러지면 다른 사람이 버텨주어야 했고,
한 사람이 지치면 다른 사람이 속도를 맞추어야 했습니다.
정상은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신뢰의 결과였습니다.
여러분도 사회에 나가면 성과는 개인의 이름으로 기록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뒤에는 함께 밤을 새운 동료가 있고,
묵묵히 조언해 준 선배가 있고, 여러분을 끝까지 믿어준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정상에 오르는 날, 여러분 옆에 있었던 사람의 이름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십시오.
혼자 빨리 가는 사람보다 함께 멀리 가는 사람이 더 높은 곳에 도달합니다.
셋째, AI 시대에 인간다움을 잃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살아갈 세상은 기술이 점점 더 많은 일을 대신하는 시대입니다.
판단은 빨라지고, 결과는 즉각적으로 측정될 것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인간에게 남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선택은 사람을 살리는가? 할 수 있는가보다 해야 하는가를 묻고 있는가?
빠른가보다 옳은가를 고민하고 있는가?
여러분이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어떤 조직에 속하든, 결국 여러분을 평가하는
것은 성과의 숫자만이 아닙니다.
어려운 순간에 어떤 결정을 내렸는가, 약한 사람을 어떻게 대했는가,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는가가 여러분의 진짜 이력이 됩니다.
이력서에는 적히지 않지만, 삶이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스펙은 바로 여러분의
인격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이제 여러분은 각자의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속도에 휩쓸리지 말고, 혼자 정상에 서려 하지 말고,
기술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마십시오.
방향을 아는 사람으로, 함께 성장하는 사람으로,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으로 살아가십시오.
서울여대는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 늘 여러분의 배경이자 응원자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선택이 정직하고 책임 있고 따뜻할 때,
그것이 우리 대학의 가장 자랑스러운 졸업장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여러분의 앞길을 밝히시고,
그분의 평안과 지혜가 여러분의 모든 선택 위에 머물기를 늘 기도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